
두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과 허무의 초상
이음희곡선 스물한번째 작품 『도그 워커의 사랑』은 숙례와 소영의 삶을 통해 부의 거품이 만들어낸 권태와 불안, 허무의 실체를 조명한다. 낮과 밤의 이야기가 교차하는 구조로, 낮의 이야기는 숙례의 실종 이후 약 6개월의 시간을 다룬다. 뉴욕에서 정신과 의사로 일하던 40대 여자 소영은 재벌이자 어머니인 숙례가 실종되자 한국으로 돌아온다. 어머니의 집에 머물게 된 그는 어머니의 반려견을 돌보기 위해 고용한 도그 워커 하민과 사랑을 시작한다.한편, 밤의 이야기는 1956년부터 숙례가 사라지던 날까지의 과거를 따라간다. 숙례의 집에 새로 고용된 미정은 점차 숙례의 삶에 깊이 관여하게 되고, 단순한 고용관계를 넘어 예기치 못한 방식으로 서로에게 스며든다. 정의하기 어려운 두 인물 사이의 교감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긴다.
무대의 여운을 다시, 텍스트로 읽다
『도그 워커의 사랑』은 작가 강동훈이 DAC Artist*로 선정되어 집필한 희곡으로, 2025년 10월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두산아트센터 Space111에서 DAC Artist 프로그램으로 초연된다.본 도서는 이음이 두산아트센터와 공동제작하여 초연의 감동을 텍스트로 가장 충실하게 복원한 희곡집이다. 독자는 소영과 에디와 하민, 미정과 숙례라는 두 세대가 교차하는 사랑 이야기를 텍스트로 읽음으로써 돈으로 연결된 세계 속에서 움트는 감정선을 세심하게 따라갈 수 있다. 또한 한 인간이 반복되는 허무와 무기력, 이유 없는 불안을 마주하고 마침내 사랑을 통해 자립하는 과정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DAC Artist: 두산아트센터가 공연 예술 분야의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들을 발굴, 선정하여 다양한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도그 워커의 사랑

자연재해가 아닌 이유로 많은 사람이 희생되는 비참하고 끔찍한 사고는 이를 예방할 수 있었던 사회적인 시스템이 마련되지 않은 것이 주된 발생 원인이라는 점에서 사회적 참사라는 공통점을 갖는다. 『시차』는 1994년과 2014년에 발생한 참사로 인한 희생에 저마다의 방식으로 관계를 맺는 인물들을 통해 두 참사가 20년이라는 시간 간격을 둔 개별적인 사건이 아니라 함께 슬퍼하고 그럼에도 뭐라도 해보려 하는 우리의 공감과 선의를 통해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이야기한다.
시차(이음 희곡선)

이음 희곡선. 어느 지방 소도시 국립대학의 식물분자생물학 연구실에서 애기장대를 실험대상으로 한 식물의 저항성 유전자 연구가 진행 중이다. 어느 환경에서도 잘 자랄 수 있는 유전자를 찾기 위한 실험을 반복하는 이 연구실의 구성원들은 저마다 다른 삶의 방식과 목표를 지니고 있다.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을 ‘걱정을 가장한 편견’으로 단정하는 대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저마다 도달하게 될 어딘가를 지지하는 마음을 이야기한다.
잘못된 성장의 사례

한 예술대학에서 중견 극작가인 교수 A가 개설한 극작 수업을 졸업을 앞둔 학생 B 혼자 수강한다. 졸업작품을 완성해가는 동안 두 사람은 작품, 인물, 사건 등 모든 면에서 계속 부딪힌다. 선생의 권위가 선명하게 발휘되는 교실에서 그 부딪힘은 대등할 수 있을까? 선망하는 교수의 반박하기 힘든 타당한 평가를 학생은 어떻게 딛고 자기만의 글을 쓸 수 있을까?
두산아트센터와 공동제작으로 출간하는 이음의 열여덟 번째 희곡선 <클래스>(CLASS)는 선생과 학생 간의 긴장과 모순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교실을 배경으로 갈등과 상처를 극복할 가능성과 방법에 대한 질문과 고민을 건넨다.
클래스(이음 희곡선)

이음희곡선 17권. 2055년을 배경으로 한 유명 퀴어 연극 작가가 자신을 넘어서려는 후배 작가들에 대한 두려움 속에 자서전을 집필하면서 과거의 작가들을 만나 작가와 작품 그리고 창작의 의미를 묻고 따지는 작품.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낭독공연을 하며 수정한 작품을 출간본으로 만들었다.
중심과 주변, 주류와 비주류의 키워드로 텍스트 중심 연극을 작업해온 작가답게 이홍도 작가는 이 작품에서 이것과 저것 사이의 경계를 짚는 것이 아니라, 이것도, 저것도, 그리고 그 사이 어디쯤까지 짚어냈다. 군데군데 배치된 해학적 표현들과 행간에 스민 유머는 경계를 오가는 전환이 어지럽지 않도록 돕는다.
이홍도 자서전(이음 희곡선)

동시대 희곡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음희곡선 시리즈, 그 첫 번째 책으로 시리즈의 시작을 알렸던 박근형의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가 5년 만에 새로운 표지와 판형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이 작품은 남산예술센터에서 2016년 3월 초연된 이래 월간 한국연극 ‘2016 공연 베스트 7’,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었으며, ‘제53회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수상하는 등 2016년 최고의 화제작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많은 주목을 받았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는 여러 시공간을 넘나든다. 1945년 카미카제에 지원한 조선 청년, 2004년 한국인을 납치한 이라크 무장단체의 군인들, 2010년 서해 백령도 부근에서 침몰된 배에 있던 군인들, 그리고 2015년 한국의 탈영병.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한 이들에게는 남아 있는 선택지가 거의 없다. 시대와 공간이 달라도 어쩐지 서로 닮았고,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것만 같은 이들의 비극은 군인의 존재 자체가 내포한 모순에 가닿는다.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이음 희곡선)

설명할 수 없고 이해할 수도 없는 삶의 파편에 대하여이음희곡선 16번째 작품,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 출간
동시대 희곡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음희곡선, 그 16번째 작품으로 김연재의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이 출간되었다. 작품은 새와 하수구라는 독특한 소재를 이용하여 각각 다른 장소에서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세 가족과 그들이 남기는 삶의 파편을 그려낸다. 설명할 수도, 이해할 수도 없는 각각의 파편들이 모여 한 편의 이야기가 된다.『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은 ‘인류세 3부작’의 첫 작품이기도 하다. 인류세 3부작은 극단 동과 김연재 작가가 인간 종(種)이 수동적 객체로 격하시킨 비인간 존재들의 움직임, 생명력, 소통 언어, 외부 세계와 접하는 감각을 상상하고자 시작한 프로젝트이다.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은 2021년 1월 홍익대 대학로 아트센터 소극장에서 초연된 바 있다.
하수구와 전화선, 바다 너머이쪽과 저쪽이 연결되는 찰나의 순간들
바다 건너편 노르웨이에서 생일을 맞은 한 조류학자가 죽는다. 그가 날려 보낸 흰머리쇠기러기는 한국 흑산도에 닿는다. 흑산도에 사는 무민은 생일을 맞아 이명을 듣는다. 이명을 들으면 자신과 생일이 같은 누군가가 죽은 거라고 한다. 무민이 잘못 건 전화는 서울의 산불감시원이 받는다. 그의 딸은 노르웨이어과 조교수이다. 철새연구원은 노르웨이에서 온 흰머리쇠기러기에 부착되어 있던 가락지를 잃어버렸고, 조교수는 어릴 때 엄마와 남동생을 잃어버렸다고 말한다.어디로 와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지만 모든 삶은 어떤 식으로든 흔적을 남기고, 각각의 삶의 궤적은 예상치 못한 순간 겹쳐진다. 서로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삶의 파편들이 사실은 같은 것에서 떨어져 나왔다는 것을 깨달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과 이 세상을 지금까지와는 다른 방식으로 감각하게 될 것이다. ‘이곳 말고 다른 곳’을 상상하게 될 것이다.
멀리서 건조하고 뜨거운 바람이 불어와요. 어디에서 어디로 부는 바람인지 나는 몰라요. 하지만 바람이 분다는 것은, 이곳 말고 다른 곳이 있다는 증거죠. 당신이 이곳에서 저곳으로 갈 수 있다는 증거예요.
-본문 중에서
상형문자무늬 모자를 쓴 머리들

동시대 작가들의 작품을 만나볼 수 있는 이음희곡선. 그 15번째 작품으로 두 작품은 로봇과 연극을 소재로 한 1인극으로, 각각 신촌극장과 삼일로창고극장에서 초연될 때부터 독특한 소재로 주목을 받았다. 두 작품의 주연이자 유일한 배우인 성수연은 2019년 백상예술대상에서 ‘젊은연극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두 작품은 국립극단의 2021년 프로젝트 [SETUP 202]를 통해 처음으로 같은 무대에 오른다.
연극과 로봇의 조합은 낯선 것처럼 보이지만, ‘로봇’이라는 단어가 처음 사용된 매체가 100여 년 전 카렐 차페크의 희곡 『R.U.R.』이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로봇이 나오는 연극은 오히려 전통에 가까운 셈이다. 1920년 차페크의 작품 속 로봇이 당시 유럽 사회에서 전체주의에 물든 군중을 반영했다면, 2021년 정진새의 작품 속 로봇들은 배우다. 이들은 현실의 문제를 날카롭게 드러내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으며 연극의 쓸모와 미래를 묻는다.
액트리스원: 국민로봇배우 1호 / 액트리스투: 악역전문로봇(이음 희곡선)
